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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

샤프 김은중. 자주빛 전사로 돌아온 그를 응원한다.





지난 2월 27일.

각 포털 사이트의 축구 관련 뉴스 섹션에 반가운 이름과 그의 닉네임이 눈에 보였다.


샤프, 그리고 김은중.


대전시티즌은 최근 몇 년간 가시밭길을 걷는 듯 순탄하지 않은 시즌들을 계속 보내고 있었다.

대전에 가장 안성맞춤이라는 평가와 함게 팬들과 선수들에게 절대적 신임을 받던 감독의 폭행사건과 불명예 퇴진.

이후 유명 감독을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에이전트 및 여러 갈등으로 인한 감독 교체.

이후 주축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레전드 선수를 떠나 보낸 실수.

그리고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로의 강등까지 대전시티즌은 한없이 추락하는 구단 이미지와 분위기로 많은 팬들의 믿음과 사랑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에 김세환 이라는 젊은 사장을 선임하고, 지난 시즌 마지막 투혼을 보여준 조진호 감독대행에게 믿음을 보이며 팀을 맡기는 등 조금이나마 팀의 분위기 쇄신에 노력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늦어지는 외국인 선수 선발과 다른 팀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주목받지 못한 선수 영입 등 팬들은 여전히 대전시티즌의 미래에 물음표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한 방에 날려버리고,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소식이 2월27일 발표가 되었다.

바로 샤프 김은중 선수의 영입.

최은성을 전북으로 떠나보내는 결정으로 팬들의 비난을 샀던 대전시티즌은 팀의 역사와 레전드 만들기의 중요성과 효과를 뒤늦게라도 깨달은 듯 김은중을 플레잉 코치로 영입하며 K리그 챌린지로의 강등 충격과 어수선한 팬심을 잡는데 큰 효과를 봤다.


<사진 01>

샤프 김은중.

그는 이미 청소년 대표 시절 이동국과 함께 대한민국을 이끌 간판 공격수로 일찍 주목을 받았던 선수로 1997년 대전시티즌의 창단 우선 지명으로 대전시티즌이라는 시민구단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 FA컵 당시 KBS의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꼴찌들의 반란"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가 될만큼 대전시티즌은 해당 대회에서 승승장구를 하며 결승까지 진출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전시티즌의 골잡이 김은중이 있었고, 마침 한 쪽 눈이 실명으로 보이지 않는 상태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결국 그 해 대전시티즌은 FA컵 결승에서 포항을 만났고 최은성이 전반 도중 포항의 박태하와 위험하게 부딪히며 실신하여 실려나가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김은중의 첨금같은 골과 선수들의 필사적인 플레이로 우승컵을 차지하게 되었고 이는 충분히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2년.

대전시티즌의 마지막 스폰서였던 계룡건설이 손을 떼고 이태호 감독 역시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면서 대전시티즌은 어려워만 가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새로 부임한 최윤겸 감독과 함께 은우 콤비로 불리던 김은중 이관우의 활약으로 대전시티즌은 축구특별시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김은중을 계속 붙잡아 두기에는 대전시티즌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고 결국 김은중을 J리그의 베갈타 센다이로 임대 이적을 시키게 된다.

그러나 다시 돌아올거라 믿었던 김은중은 베갈타 센다이와의 임대 계약이 종료되며 FC서울로 복귀를 하게 되었고 이에 충격을 받은 대전시티즌 서포터는 김은중의 유니폼을 불로 태우는 등 충격은 엄청났다.


<사진 02>

2003시즌 대전시티즌이 축구특별시라는 애칭을 얻는데는 은우 콤비라 불리는 김은중-이관우 선수의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









이후 김은중은 좋은 환경과 강한 전력을 가진 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더욱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소속팀과의 연봉 및 출전 보장 등에 대한 이견이 생기며 이적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2009시즌에는 중국의 창샤 진더, 2010시즌에는 다시 K리그로 돌아와 제주 유나이티드, 2012시즌 강원FC, 2013시즌 포항 스틸러스 임대.

그렇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강원과의 계약도 해지된 김은중은 은퇴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만족할 때 은퇴를 하겠다는 뜻으로 현역 생활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선뜻 손을 내미는 국내 구단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 미국의 MLS의 한 구단에서 접촉을 해왔고 계약이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에서 미국 생활을 준비하고 있던 와중에 대전시티즌의 김세환 사장과의 만남이 있었다.



팀의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해 줄 수 있는게 많지 않았던 대전이었고, 기량이 예전같지 않아 선수로서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던 김은중은 서로 한 발 씩 양보하여 플레잉코치로 합류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대전으로서도, 김은중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대전시티즌의 팬들, 그리고 K리그의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전으로선 어려운 재정으로 수준급 선수의 검증된 선수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라 대부분 신인급 선수로 구성되어 평균 연령이 24세일만큼 경험이 부족한 팀이다.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과 패기, 활력으로 시즌을 모두 소화하기엔 불안 요소가 있는것은 당연하다.

이에 중심을 잡아주고 그라운드에서 컨트롤 해줄 수 있는 역할로 K리그에서 날고 기었던 김은중이 가세한 것은 선수 개개인의 실력으로 인한 전력 상승 외에 수치화 할 수 없는 긍정적인 요소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김은중으로서도..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을지라도,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에 굳이 책임지지 않아도 될 약속일지라도 

11년 전 J리그 임대 후 돌아오겠다고 했던 그 약속을 지키고자 했던 인간적인 의리가 앞섰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김은중이라는 그저 그런 선수가 아닌 K리그 정상급 선수의 결정이기 때문에 그의 선태과 결정에 내가 환호하고 응원하는 이유다.


창단 18년 째의 팀 대전시티즌에서 프로 데뷔 18년차 생활을 등번호 18번을 달고 다시 시작하는 김은중.

그의 합류 소식에 대전시티즌 팬들은 하나가 되었고, 구단 역시 긍정적인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큰 효과를 봤다.

이제는 김은중의 합류로 대전시티즌 팬들, 나아가서는 K리그 챌린지와, K리그 전체에 어떤 스토리를 써나가며 어떤 결과로 이끌어 낼지 기대하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부디 김은중 선수의 영입으로 10년 전 축구 특별시라 불렸던 대전시티즌의 뜨거웠던 열기가 다시 부활하길 바란다.


"대전은 내게 첫 팀이자 마지막 팀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대전을 위해 쏟아내겠다."





쵸 파 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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